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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신했던 PE(미국 기술사)가 떨어졌다. 결과를 보기 직전에 기대감과 직후의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, 쪽팔림, 내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대비된다. 당장 이번달에 계획해놓은 것들도 미루거나 취소해야 할 것 같아 그 여파가 너무 크다. 이정도면 합격선이라고 자만했는데, 요즘 들어 너무 인생을 열심히 살지 않았던 듯 싶다. 내가 화공 전공이 아니다, 시험 때 대상포진을 앓았다는 등의 핑계를 대봐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. 이럴 줄 알았으면 왜 사람들에게 자신만만하게 붙을거라고 광고했는지 생각하니 쪽팔려서 어딘가에 숨고 싶었지만, 이 사실이 들킬지 전전긍긍하면서 말할 때마다 스트레스 받느니, 한번에 다 터뜨리기로 했다. 이깟 시험 한번 떨어졌다고 내가 못난 사람이 되진 않으니까. 사실 떨어진 이유가 아직도 이해가 안되고 뭔가 실수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니,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면 합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. 다행히 나에겐 단기간에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있고 같이 의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. 두고봐라… PE 따윈 조만간 꼭 눌러버리고 말테니까.
